다이아몬드 70개 박힌 단 6개뿐인 에르메스 시계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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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아몬드 70개 박힌 단 6개뿐인 에르메스 시계의 정체 시간은 어떤 형태일까. 지난 4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워치스 앤드 원더스’에서 선보인 2024년 에르메스의 시노그라피는 매일 반복되지만 매 순간이 다른, 시간의 모순을 형상화했다. 단순하면서도 역동적인 형태와 색상의 구조물들은 어느 방향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한다. 마치 특정 각도에서만 드러나는 ‘에르메스 컷’ 시계의 에지처럼.

올해 워치스 앤드 원더스에서 에르메스 워치의 새로운 컬렉션, 에르메스 컷이 등장했다. 에르메스 워치는 에르메스 컷의 형태를 ‘둥근 형태 안에 담긴 완벽한 원’이라고 설명한다. 다이얼은 원 모양이지만, 이를 둘러싸는 케이스는 보는 각도에 따라 인상이 다르다. 케이스 옆면 에지 부분의 날렵한 커팅 덕분이다.

에르메스 컷은 필립 델로탈 에르메스 워치 크리에이티브디렉터의 작품이다. 날카로운 에지와 부드러운 라인을, 둥근 형태와 기하학적으로 완벽한 원형을 대담하게 결합했다. 시계 케이스의 지름은 36㎜로 성별을 가리지 않는 젠더리스 시계로 고안됐다.

메탈 브레이슬릿과 다양한 색상의 러버 스트랩을 바꿔 끼울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메탈 브레이슬릿은 케이스를 닮은 둥글고 유연한 새틴 그리고 폴리싱이 교차됐다. 러버 스트랩은 에르메스를 상징하는 8개의 색으로 제작됐다.

크라운의 위치도 1시30분 방향으로 독특하다. 에르메스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알파벳 H가 음각으로 새겨졌다. 케이스는 스틸, 혹은 스틸과 로즈 소재 중에 선택할 수 있다. 베젤에 56개의 다이아몬드가 세팅된 버전과 다이아몬드가 없는 버전으로 선택의 폭을 넓혔다.

1978년 등장한 아쏘 컬렉션은 에르메스 워치의 첫 컬렉션이다. 마치 질주하는 말을 연상시키는 기울어진 숫자 인덱스와 위와 아래가 다른 비대칭의 러그 등은 출시 후 40여 년간 이어져 온 아쏘의 정체성이다.

이번에 선보인 아쏘 뒥 아뜰레는 에르메스 워치의 하이 워치메이킹과 승마의 조화가 돋보이는 모델이다. 다이얼 하단에 말 머리 모양의 해머와 U자 형태의 가지가 장착된 강철 공이 배치됐다. 케이스 뒷면에는 두 마리 말이 끄는 캐노피가 있는 마차 ‘뒥 아뜰레’의 바퀴 모양에서 영감을 얻은 기어가 보인다. 말 머리와 갈기 모양의 랙도 눈길을 끈다.

아쏘 뒥 아뜰레는 지름 43㎜의 티타늄 혹은 로즈골드 케이스로 출시됐다. 각각 24개 한정판으로 선보인다. 다이얼 중앙에는 3축 투르비용이 있다. 각기 다른 축을 바탕으로 각기 다른 회전 속도대로 움직이는 이 투르비용은 에르메스의 에밀 에르메스와 그의 부인 쥘리 올랑드의 성에서 따온 두 개의 ‘H’가 서로 얽혀 있는 형태로 디자인됐다.

또 다른 아쏘 시계인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은 하나의 정교한 공예품을 보는 듯하다. 대담한 말과 그 말을 타고 있는 해골 기수가 인그레이빙과 미니어처 페인팅, 모바일 골드 아플리케 등 다양한 기법으로 표현됐다. 9시 방향의 푸셔를 누르면 해골 기수가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인다.

아쏘 코러스 스텔라룸은 일본 일러스트레이터인 다이스케 노무라가 디자인한 코러스 스텔라룸 실크 스카프에서 영감을 받았다. 지름 41㎜의 화이트골드 케이스의 이 시계에는 매트어비스블루 혹은 펄그레이 악어가죽 스트랩이 달린다. 6개씩 한정 제작됐다. 남성 해골 기수와 여성 해골 기수 장식의 두 가지 버전으로 선보이는데, 여성 해골 기수 버전의 베젤에는 다이아몬드가 70개 세팅됐다.

에르메스 워치의 새로운 컬렉션들은 브랜드의 정체성을 잘 보여주면서도 혁신적인 디자인과 정교한 기술력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 만하다. 특히 단 6개씩만 제작되는 한정판 모델들은 희소성 높은 수집품으로서의 가치도 충분해 보인다. 에르메스 워치가 앞으로도 어떤 새로운 시도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김태윤 기자 (트레져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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