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시계로 재테크하는 ‘시테크족’ 늘어난다
명품 시계로 재테크를 하는 이른바 ‘시테크족’이 늘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직장인 조모씨(30대)는 “명품 시계를 사서 두 달 정도 차고 팔았는데 오히려 돈을 벌게 되더라”며 “롤렉스 서브마리너, 데이저스트 등 수백 수천만원대 시계로 한 재테크 수익이 쏠쏠하다”고 말했다.
시계업계에 따르면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롤렉스’는 올해 초 주요 상품 국내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롤렉스 ‘데이저스트’ 모델은 지난해 1142만원에서 올해 1239만원으로 8.49% 올랐고, ‘데이토나’는 1895만원에서 2094만원으로 10.50%, ‘서브마리너’는 1317만원에서 1424만원으로 8.12% 상승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고가 제품이지만 시장에는 소량만 유통되어 ‘사고 싶어도 못 사는’ 상황이다. 시계 마니아 사이에선 정가에 웃돈을 얹어 거래되는 사례가 많다. 새 제품은 구하기 어렵고, 중고 제품 가격도 고공행진이다. 코로나19 기간 중 ‘롤렉스’, ‘파텍필립’, ‘오데마피게’ 등 고가 시계 브랜드의 중고 가격은 연평균 20% 상승했다.
명품 중고 거래 매장 관계자는 “시계 가격이 오버슈팅을 기록하던 코로나19 때만큼은 아니지만 최근 경기 불황 때문에 위탁 판매 물량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롤테크’(롤렉스와 재테크의 합성어)도 여전히 활발하다. 중고 시계 거래 플랫폼 크로노24에서 매장 가격 1424만원인 롤렉스 데이저스트 41㎜ 모델이 중고 신품 기준 2000만원대에 거래된다. 매장에서 사서 중고 시장에 팔면 500만원 이상 차익을 남기는 셈이다.
시계 마니아들은 신라시대 골품제도에 빗대 신분을 나누기도 한다. 백화점에서 정가로 정품을 구매한 소비자는 ‘롤렉스 성골’, 병행 수입 등을 통해 구입한 사람은 ‘롤렉스 진골’이라 일컫는다.
직장인 이모씨(28)는 “롤렉스 데이저스트 사려고 해외를 돌아다녔는데도 없더라”며 “공급은 적고 수요는 많아 중고 거래로 단 5분 만에 현금화할 수 있는 사실상 현금”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씨(35)도 “‘시테크’는 현물을 묵혀두는 게 아니라 실제로 착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프리미엄 받고 팔 수 있어 공짜로 명품 시계를 차는 셈”이라고 밝혔다.
김태윤 기자 (트레져러뉴스)